요즘 가전제품들을 보면 이른바 '격세지감'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. 청소기만 하더라도 스스로 물걸레질을 하고, 먼지통을 비우며, 알아서 충전까지 마치는 기특한 기계들이 일상이 되었습니다.
이러한 기술의 진보는 늘 '불편함'에서 시작됩니다. 수많은 전문가가 그 불편함을 보완하고 또 보완한 끝에 상용화된 기술들이 우리 삶을 바꾸고 있는 중입니다.
항공기 조종 방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. 과거에는 순수하게 조종사의 완력과 기술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, 이제는 몇 번의 버튼 조작과 간단한 FMS(비행관리시스템) 입력만으로 목적지까지 정확한 속도와 고도로 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
특히 회전익 항공기(헬리콥터)의 고난도 임무인 산악·해상 수색 구조(SAR)나 호이스트 운용 시에도 오토파일럿(Auto Pilot) 기능을 활용해 조종사의 업무 부하(Workload)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. 덕분에 PINs APP(공항시설처럼 지상 접근시설이 없는 곳에서도 GPS를 이용한 접근절차), SAR MODE, HIFR(함상 공중연료보급) 같은 정밀하고 다양한 응용 전술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.
앞으로 몇 회에 걸쳐, 구형 헬기와 최신 기종의 사례를 비교하며 AFCS(자동비행제어시스템)를 비롯한 조종 자동화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 과정을 짚어보고자 합니다.
그 첫 번째 순서로, AFCS라는 '전자적 보조'가 전혀 없던 시절, 조종사가 온몸을 써서 기계적으로 기체를 다루던 가장 기초적인 비행 조종 방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.
헬리콥터 조종의 핵심: 3대 조종간
기계식 헬리콥터의 조종 구조는 겉보기엔 복잡하지만, 핵심은 단순합니다. 바로 '주 로터(Main Rotor)'와 '꼬리 로터(Tail Rotor)'의 깃(Blade) 각도를 물리적으로 조절하는 것입니다. 이를 위해 조종사는 세 가지 조종간을 사용합니다.
1. 사이클릭 스틱 (Cyclic Stick)
* 위치: 조종사 좌석 중앙의 스틱
* 역할: 기체의 방향(전후좌우) 결정
* 원리: 스틱을 밀면 주 로터 날개들이 회전하는 동안 특정 지점에서만 각도가 변합니다. 이로 인해 한쪽 양력이 커지며 로터 회전면이 기울어지고, 기체는 그 기울어진 방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.
2. 콜렉티브 레버 (Collective Lever)
* 위치: 조종사의 왼손 옆 레버
* 역할: 기체의 상승과 하강 조절
* 원리: 레버를 당기면 주 로터의 모든 날개 각도(Pitch)가 동시에(Collectively) 일정하게 커집니다. 기체 전체의 양력이 증가하며 수직으로 떠오르게 되는 원리입니다.
3. 안티 토크 페달 (Anti-torque Pedals)
* 위치: 발로 밟는 페달
* 역할: 기수의 좌우 방향(Yaw) 제어 및 토크 상쇄
* 원리: 페달 조작으로 꼬리 로터의 날개 각도를 변화시킵니다. 메인 로터 회전으로 발생하는 반작용(토크)을 상쇄하여 기체가 빙글빙글 도는 것을 방지하거나, 원하는 방향으로 기수를 돌릴 수 있게 해 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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